수출 가격표(Price Sheet)는 단순한 숫자 목록이 아닙니다. 인코텀즈 기준, 통화, 유효기간, 최소 주문 수량이 빠져 있으면 바이어는 내부 검토조차 시작하지 못합니다. 처음 가격을 제시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수출 가격표(Price Sheet)란 무엇인가요?
수출 가격표(Price Sheet, 또는 Wholesale Price List)는 공급 가능한 품목 전체의 기준 단가와 거래 조건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특정 거래 건에 대한 구체적 제안인 견적서(Quotation)와 달리, 가격표는 "우리가 거래할 수 있는 조건의 기준선"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이어는 이 문서를 받아 품목별 단가, MOQ(최소 주문 수량), 결제 조건이 자신의 사업 구조에 맞는지 먼저 판단합니다.
가격표가 부실하면 거래 가능성이 있는 바이어도 진지한 협의 단계까지 가지 않습니다. "FOB 기준인지 EXW인지 모르겠다", "통화가 원화인지 달러인지 나와 있지 않다", "유효기간이 없어서 언제 기준 가격인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은 흔한 탈락 이유입니다. 반대로 조건이 명확하면 바이어의 구매 담당자가 내부 품의를 올릴 때 근거 자료로 바로 쓸 수 있어 협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인코텀즈 조건에 따라 단가가 어떻게 달라지나요?
가격표에 올리는 금액은 어떤 인코텀즈 기준인지에 따라 실질적인 의미가 달라집니다. EXW(공장 인도)는 포장비까지만 포함한 가장 낮은 가격이고, 이후 발생하는 국내 운송, 수출통관, 해상 운임, 보험은 모두 바이어 부담입니다. FOB(본선 인도)는 한국 항구에서 선적이 완료될 때까지의 비용을 공급자가 부담합니다. CIF(운임·보험료 포함 인도)는 목적항까지의 해상 운임과 보험료까지 공급자가 부담하므로 단가가 가장 높게 표시됩니다.
실무에서는 인코텀즈 조건 선택을 가격표 단계에서 미리 결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어마다 익숙한 조건이 다릅니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바이어는 CIF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대형 유통사나 물류 역량이 있는 바이어는 FOB로 받아 자체 화물 계약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FOB와 CIF 두 가지를 함께 제시하면 바이어 입장에서 비교가 쉽고, 자국 세관에서 관세 과세 기준(CIF 금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의사결정이 빨라집니다.
인코텀즈 조건별 비용 부담 비교
| 조건 | 국내 운송·수출통관 | 해상 운임 | 보험 | 수입통관·관세 |
|---|---|---|---|---|
| EXW | 바이어 | 바이어 | 바이어 | 바이어 |
| FOB | 공급자 | 바이어 | 바이어 | 바이어 |
| CIF | 공급자 | 공급자 | 공급자 | 바이어 |
| DDP | 공급자 | 공급자 | 공급자 | 공급자 |
※ 가격표에는 반드시 "FOB Busan" "CIF Singapore" 식으로 도시명까지 표기해야 조건이 명확해집니다.
해외 바이어가 기대하는 마진 구조는 어느 정도인가요?
바이어가 기대하는 마진은 유통 채널과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B2B 도매 거래에서는 소매가 대비 40~60% 수준의 도매 단가(즉 소매 마진 2~2.5배)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현지 수입관세, 물류비, 유통 비용을 더하면 바이어의 총 랜디드 코스트(Landed Cost)가 나오고, 이 금액이 현지 소매가 대비 충분한 여유를 남겨야 거래가 성립됩니다.
공급자 입장에서 무작정 단가를 낮추기보다는, 수량 구간에 따른 단가 구조(tiered pricing)를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100개 단위에서의 단가, 500개 단위에서의 단가, 1,000개 이상에서의 단가를 미리 정해두면 바이어가 자신의 예상 주문량에 맞는 단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더 많이 사면 더 좋은 조건이 된다"는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단, 각 구간 단가가 원가를 커버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결제 조건과 환율 리스크도 마진 계산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가격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항목은 무엇인가요?
가격표를 처음 작성하면 단가만 나열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이어가 실제로 검토하려면 다음 항목들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 품목명 및 사양: 모델명, 규격, 소재, 색상 옵션 등 바이어가 자사 카탈로그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정보.
- 단가와 인코텀즈 기준: "USD 12.50 / unit (FOB Busan)" 형식으로 통화·조건·항구를 함께 명기.
- MOQ(최소 주문 수량): 품목별 또는 전체 주문 기준 MOQ. 수량 구간별 단가가 다르다면 tiered pricing 표로 제시.
- 결제 조건: T/T 선불 30%, 잔금 70% 선적 전 등 기본 조건. 신규 바이어 대상 조건과 반복 거래 시 조건이 다르면 별도로 표기.
- 리드타임: 주문 확정 후 생산 완료까지 예상 소요 기간. 재고 보유 품목이라면 그것도 명기.
- 포장 단위: 박스당 수량, 박스 중량, 카톤 치수. 바이어가 컨테이너 적재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합니다.
- 가격 유효기간: "Valid until 2026-10-31" 형식으로 명시. 유효기간이 없으면 바이어가 내부 검토를 서두르지 않습니다.
"단가만 있고 조건이 없는 가격표"는 바이어의 내부 품의서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바이어를 대신해 결재 자료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항목을 채우세요.
통화 선택과 가격 유효기간은 어떻게 설정하나요?
B2B 수출 가격표는 통상 USD(미국 달러)로 작성합니다. 달러가 국제 무역의 기축 통화이고, 대부분의 바이어가 자국 통화와 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유로화권 유럽 바이어나 일본 바이어를 상대할 경우 해당 통화로 제시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원화(KRW)로 가격표를 작성하면 바이어가 직접 환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겨 협의 시작을 늦출 수 있습니다.
유효기간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수준에 맞춰 설정합니다. 원자재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소비재는 30~60일, 금속·화학 원료가 많이 들어간 산업재는 14~30일이 현실적입니다. 유효기간이 지나도 바이어가 계속 관심을 보이면 갱신된 가격표를 재발송하면서 협의 계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단, 원화-달러 환율이 크게 움직인 경우에는 유효기간 내라도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단가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음"을 미리 안내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합니다.
샘플 단가와 양산 단가는 왜 다를 수 있나요?
바이어가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 샘플을 요청하는 것은 일반적입니다. 샘플 단가는 양산 단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샘플 수량은 소량이라 수량 할인이 적용되지 않고, 경우에 따라 별도 커스터마이징(로고, 색상, 포장 변경)이 들어가면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샘플 비용을 청구할지, 일정 수량 이상 주문이 들어올 경우 샘플비를 차감해줄지(샘플비 공제 정책)도 가격표 또는 초기 협의 단계에서 정해두어야 합니다.
수출 샘플 발송 단계에서는 샘플 비용 외에 국제 특송(DHL·FedEx) 요금도 누가 부담할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바이어가 자신의 계정으로 특송을 발송하는 경우(바이어 어카운트 사용)가 가장 분쟁이 적습니다. 샘플 발송 조건이 정해지면 수출 견적서에도 관련 조건을 명시해두세요.
가격표 작성 전 체크리스트
가격표를 바이어에게 보내기 전, 아래 항목을 확인하세요.
- 인코텀즈 조건과 출발항이 명기되어 있는가? (예: FOB Busan)
- 단가 통화가 USD 또는 협의된 통화로 표기되었는가?
- 품목별 MOQ와 수량 구간별 단가(tiered pricing)가 있는가?
- 결제 조건(T/T 비율, 타이밍)이 명시되어 있는가?
- 리드타임과 포장 단위(박스당 수량·중량·치수)가 있는가?
- 가격 유효기간이 날짜 형식으로 표기되어 있는가?
- 샘플 정책(샘플 비용, 특송 부담 주체)이 별도로 안내되었는가?
자주 묻는 질문
수출 가격표와 견적서(Quotation)는 어떻게 다른가요?
가격표(Price Sheet)는 공급 가능한 품목 전체의 기준 단가와 거래 조건을 정리한 문서로, 특정 거래 건이 아니라 "우리가 거래할 수 있는 조건의 기준선"입니다. 반면 견적서(Quotation)는 특정 품목·수량·납기·조건에 대한 구체적 제안으로, 가격표를 바탕으로 바이어의 요청에 맞춰 발행합니다. 보통 가격표를 먼저 공유해 바이어가 관심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구체적 협의 단계에서 견적서를 발행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해외 바이어가 요구하는 마진을 맞춰주지 못하면 거래가 안 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바이어가 요구하는 마진을 맞출 수 없다면 그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품질·서비스·납기 안정성 등 가격 외의 가치를 설득할 수 있거나, 수량이 늘어날 때 단가를 조정하는 구조(tiered pricing)를 제시해 관계를 열어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단가를 낮추면 지속 가능한 거래 관계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FOB 가격과 CIF 가격을 둘 다 제시해야 하나요?
필수는 아니지만, 양쪽을 함께 제시하면 바이어 입장에서 비교가 쉽습니다. 특히 CIF 가격은 바이어의 국가에서 수입 관세를 계산할 때 과세 기준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CIF 금액을 명시하면 바이어가 총 랜디드 코스트(Landed Cost)를 직접 추산할 수 있습니다. 가격표에는 어느 기준인지 조건을 명확히 표기하고, 바이어가 선호하는 조건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 제시하면 됩니다.
수출 가격표 유효기간을 너무 짧게 설정하면 안 되나요?
유효기간이 너무 짧으면(예: 7일) 바이어가 내부 검토를 마치기 전에 기간이 지나 협의 흐름이 끊길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인 품목은 30~60일, 환율이나 원자재 변동이 큰 품목은 14~30일 정도가 현실적입니다.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바이어가 계속 관심을 보이면 갱신된 가격표를 재발송하면서 다시 협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출 가격표는 "숫자"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인코텀즈, 통화, MOQ, 결제 조건, 유효기간이 한 문서 안에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을 때 바이어는 진지한 협의를 시작합니다. 처음 가격표를 내밀기 전에 위 체크리스트를 한 번 돌려보세요.
블랭크선데이는 수출 실행 구조를 함께 정리하고 초기 조건 협의를 지원합니다. 가격 조건 설계부터 바이어 대응, 샘플 발송, 계약·선적까지 실행 흐름 전반에서 필요한 부분을 함께 정리해드립니다.